슛케이엔 정원을 나와 맡겨두었던 가방을 찾으러 히로시마역으로 향합니다.
왼쪽의 건물은 학교 건물 같은데 외벽 창 쪽에 보면 2일차에 시모노세키역으로 가면서 봤던 내진보강설비가 보입니다.
사람들이 여기가 슛케이엔 정원으로 가는 길로 헷갈려서 가는 경우가 많았나 봅니다.
길을 보면 공원으로 가는 길 같아서 헷갈릴 법도 합니다.
반대편에는 강가에 있는 길인데 벚꽃이 예쁘게 피어있습니다.
이번 여행은 정말 어딜 가도 벚꽃세상이네요.
다리를 건너가는데 다리 왼편에 보이는 큰 파이프가 보입니다.
무슨 용도의 파이프일까 궁금해지는 사이즈입니다.
이런 식으로 가끔 아무 의미 없는 듯한 사진도 찍어봅니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입시학원입니다. 입구에 보면 동경대학이라는 한자가 얼핏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학생시절에는 참 이런 학원 저런 학원 많이 다니는데... 하면서 옛 기억을 잠시 꺼내봅니다.
지금 와서 보면 학원이 좋은 학교를 가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좋은 인생, 즐거운 인생을 사는데 도움이 얼마나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금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은 그러한 삶을 보내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학원을 열심히 다니던 때가 행복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잘 없었기에 말이죠.
말이 길어지는데 개인적으로 학교나 사회에서는 청소년들에게 그들이 살아가며 어떤 고민을 할 것이고 어떻게 고민해 보고 헤쳐가며 또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그런 것을 적더라도, 부족하더라도 알려주는 그런 역할을 해주는 방식으로 나아가면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고 잠시 고민해 봅니다. 표지판이 없는 사막 한가운데에 툭하고 떨어지는 느낌은 정말 즐겁지 않으니까요.
그러한 생각을 하며 횡단보도 앞에서 방금 했던 조금은 씁쓸한 생각을 정리하며 초록불로 바뀌기를 기다립니다.
횡단보도 다음은 또 횡단보도입니다.
세상에 여기가 강변이나 청계천인 줄 착각할 뻔 했습니다.
외국에서 보는 한글간판은 마치 항공기에서 내려 외국 공항에 발을 내딛었을 때 삼성이나 LG 광고판을 보는 듯한 그런 감정을 줍니다.
다리 아래에 있는 '술친구'라는 이름의 저 가게는 무엇을 팔지 대충 감이 오는 직관적인 이름의 가게인 듯합니다.
구글지도로 찾아보는데 저 이름을 가진 가게는 없고 저 위치쯤으로 보이는 가게 중에 '에키니시포차'라는 이름의 가게가 있는데 구글지도의 리뷰나 사진들을 보니 얼추 맞는 듯합니다.
히로시마역은 어떻게 생겼는지 외관도 모를 만큼 대대적으로 공사 중입니다.
그래서 히로시마역 주변은 복잡하다면 복잡한 상태입니다.
짐을 찾기 위해서 아까 받았던 보관증을 꺼냅니다.
짐을 찾아서 호텔로 가기 위해서 노면전차를 타러 갑니다.
정확한 노선이 헷갈려서 주변에 있는 직원분께 물어보는데 호텔 주변의 노면전차 정류장 이름을 구글지도 그대로 '주덴마치'로 외우고 있다가 그 이름으로 물어봤더니 모르는 눈치여서 순간 다른 이름이었던 '주덴마에'가 기억나서 말하니 바로 알겠다는 듯이 어떤 열차를 타야 하는지 알려주셨습니다.
구글지도가 평소에 참 좋지만 이런 예상치 못한 허점을 보면 구글지도도 사람이 만들고 운영하는 서비스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이렇게 주덴마에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이제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빠르게 풀고 잠시 쉬어야겠습니다.
현재까지 방문한 도시 : 6곳
다음 글에 이어집니다.